1940년, 22살의 ‘페기’는 직장상사의 아들이였던 공군 조종사 ‘빌리’를 만났다. 그들은 단숨에 사랑에 빠졌고, 얼마 후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행복한 신혼생활도 잠시, 그들의 운명을 갈라놓을 ‘위기’가 닥쳤다.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한 것이다.
공군 중위였던 남편 빌리는 나치에게 점령당한 프랑스 북부로 발령이 났고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쓰라린 이별을 나눠야 했다.
그러나 페기는 이것이 남편 빌리와의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매일 남편 걱정뿐이었고 하루 종일 남편의 소식을 기다렸지만, 어떠한 소식도 전해받지 못했다.
그렇게 길고 길었던 2차 세계대전이 끝났지만 빌리는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더 비통한 것은 빌리의 생사조차 알 길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페기는 남편인 빌리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렇게 기다린 시간이 하루, 한 주, 1년, 그리고 10년이 되었다.
이제는 남편을 가슴에 묻어야 했고, 페기는 애통하지만 빌리를 놓아주어야했다.
그로부터 70년이 지났고 페기는 이제 자신도 살 날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는 더 늦기 전에, 마음속에 묻어 두었던 남편의 생사를 다시 한 번 찾아나서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친척들의 도움을 받아 텍사스 국회의원에게 편지를 보냈고 국회의원으로부터 회신이 왔다.
그들은, 남편 빌리가 2차세계대전 당시 전투기를 몰던 중, 통신 오류가 발생해 실종됐다는 사실을 전해주었다.
그러나, 그의 정확한 생사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기에 그녀와 가족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빌리와 관련된 모든 곳을 찾아가며, 진실을 파헤쳐 갔다.
그러던 어느 날, 페기의 친척이 군대에 직접 연락을 시도했다. 그리고 가까스로 빌리의 군사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침내, 빌리가 묻혀있는 곳을 알아냈는데 그곳은 바로 프랑스 노르망디에 있는 묘지였다.
기록에 따르면, 그는 노르망디 상공을 비행하던 중, 폭격을 맞아 프랑스의 방트라는 작은 마을 인근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때가 1944년 페기와 결혼한 지, 6주 만이었다. 그런데, 그는 그냥 추락한 것이 아니었다.
빌리는 죽어가는 순간에도, 마을 주민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비행기를 조종했었다.
그 결과 인적이 드문 장소에 추락할 수 있었고, 무고한 민간인 수백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최후의 순간까지, 수많은 생명을 구하고자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조종간을 놓지 않았던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페기와 가족들은 빌리를 다시 만나기 위해 프랑스로 향했다.
그들은 빌리가 잠들어 있는 방트 마을에 도착했다. 70년 만에, 남편의 무덤을 찾은 패기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러나 더 놀라운 사실은 이미 남편 빌리가 이곳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마을을 구한 영웅’으로 추대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마을에는 빌리의 이름을 딴 거리도 있었다고 한다. 또한 1년에 3번, 빌리를 기리는 행사가 있다고 한다.
지금은 노인이 된 한 남자는 당시 상황을 페기에게 전했다.
그와 친구들은 빌리의 전투기가 추락하자,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지만 빌리는 숨져있었고 빌리의 시신을 수습한 뒤, 그의 장례까지 치러주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주민들은 빌리의 묘에 모여 그의 업적을 기리고 감사를 전하고 있다.
현재, 빌리의 유골은 노르망디의 국립묘지로 옮겨졌지만, 방트 마을에 있는 무덤은 영웅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그대로 남겨져있다.
죽는 순간까지 무고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조종간을 놓지 않았던 청년 빌리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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