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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거북이 껍질’을 등에 지고 태어난 아이에게 내린 저주의 정체

2005년 4월 28일 콜롬비아의 금환일식이 찾아옵니다.

콜롬비아의 한 외딴 마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일식을 불길의 상징으로 여기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 모두 집으로 몸을 피해 불행이 자신에게 오는 걸 막는다고 하죠.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만삭의 임산부는 정원에 잠깐 머물렀고 몇 달 뒤 그녀는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뼈저리게 후회합니다.

임산부의 이름은 루츠, 이들 부부는 현지의 평범한 농민이고 그녀는 현지 병원에서 남자 아이를 낳게 됩니다.

디디에라는 이름을 가진 아들의 탄생은 그들에게 무한한 행복을 가져다 주죠.

하지만 날이 갈수록 루츠가 두려워했던 일식의 저주는 디디에의 몸에 붙게 되어 아들은 듣도 보도 못한 희귀병에 걸리게 됩니다.

처음에 디디에의 등에는 까만 반점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 반점들은 빠른 속도로 퍼지게 됩니다.

디디에의 가슴과 등에는 점으로 가득 차 마치 검은 살점과도 같았죠. 멀리서 얼핏 보면 디디에는 마치 거북이 등껍질을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 때문에 거북이 소년이라는 별명이 생겼고 의사들은 처음 보는 희귀병에 손 쓸 수가 없었죠.

루츠는 차마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키웁니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미신을 믿었고 두 모자를 불행으로 여기지만 두 사람은 이에 신경 쓰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아마 그 자리에서 화를 냈을 겁니다.

마을에서는 디디에가 학교에 가는 것을 반대했고, 병이 옮을까봐 자신들의 아이의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디디에의 병을 고치기 위해 가족들은 여기저기 지출이 많았고 주변의 비아냥거림도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디디에는 혼자서 생활할 수가 없어 목욕도 엄마의 도움을 받아야 했죠.

디디에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본 루츠는 지켜보면서 아들이 자신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고 생각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던 루츠는 한때 멘붕 상태까지 갔지만 잘 이겨내고 늘 디디에의 곁에서 그의 인생 중 가장 따뜻한 보금자리로 지켜줬죠.

충격적인 건 루츠의 남편은 압력을 견디지 못해 집을 떠나버린 것이였습니다.

그렇게 한 가정이 병마에 시달려 무너져 갈 때쯤 뜻밖의 기회가 찾아옵니다. 한 기자가 디디에의 사연을 보도했고 콜롬비아에서는 사랑의 손길을 보내 아낌없는 도움을 주게 된것이였죠.

디디에를 위해 후원금을 마련해 수도 보고타의 큰 병원으로 가서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뿐만 아니라 영국의 브르스 트로드라는 한 성형외과 의사는 해당 보도를 보고 디디에의 사연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됩니다.

2014년 브르스는 보고타로 날아가 기존 두 명의 콜롬비아 의사와 함께 디디에를 위해 조직 제거 및 피부 이식 수술을 해줍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디디에를 9년 동안 괴롭혔던 거북이 등껍질은 드디어 성공적으로 제거됩니다.

비록 등에는 커다란 제거 흔적이 남아 있지만 그래도 디디에는 드디어 허리를 펼 수 있었고 푸른 하늘 아래서 마음껏 뛰어올 수 있게 되었죠.

그렇다면 ‘디디에’에게 거북이 등껍질이 생기게된 원인은 무엇일까요?

진찰 결과, 당연히 일식의 저주는 아니었습니다. 디디에는 희귀한 거대 선천성 멜라닌 세포 점증을 앓고 있었는데 이는 신생아 중 발병률이 2만 분의 1 밖에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우리가 흔히 보는 점이랑 똑같이 생겨 초기에는 구분하기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디디에는 수술 이후, 여느 아이들과 같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되었고, 최근 학교에서도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아져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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