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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가위로 직접 성형을 했던 범인의 얼굴변화 ㄷㄷ

2007년 3월 25일 일본에 거주하던 영국인 여성 린제이 앤 호커가 실종되었습니다. 그녀는 영국 리즈대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와 랭귀지 스쿨에서 영어 교사로 일하고 있었는데요.

그녀와 함께 살던 친구는 호커가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그 다음날인 3월 26일 경찰이 호커의 집을 수색하다 어떤 남자의 이름과 전화번호, 그리고 호커의 초상이 그려진 메모를 발견했습니다.

그 메모에 적힌 남자의 이름은 ‘이치하시 타츠야’였습니다.

경찰은 이치하시 타츠야가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형사들을 보냈는데, 이치하시는 집에 형사들이 찾아오자 그들을 떠밀고는 맨발로 부리나케 도망쳤습니다.

경찰은 그를 추적했지만 잡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는데요.

곧바로 경찰은 이치하시의 집을 수색했고, 베란다에서 원예용 모래로 가득 찬 욕조를 발견했습니다.

모래를 걷어내자 안에서 실종된 호커가 시신으로 발견되었고, 이치하시는 호커를 살해한 유력한 용의자로 일본 전국에 지명수배되었습니다.

린제이 앤 호커를 살해한 이치하시 타츠야는 부모가 모두 의사인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니트로 살면서 부모가 보내주는 돈으로 지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캐리커처 같은 걸 잘 그리는 재주도 있었던 그는 그것으로 호커를 꼬드길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일본 경찰의 초동 수사가 어설펐던 탓에 호커의 조국이었던 영국은 일본에 대한 반감이 증가했을 정도였고, 호커의 부모는 일본에서 범인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일본 경찰은 이치하시를 잡기 위해 제보 현상금을 1000만엔(당시 환율로 약 1억 6천만원)으로 책정할 정도였지만, 이치하시는 잘 도망쳐 다녔는지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2009년 11월 일본 경찰은 이치하시가 성형수술로 얼굴을 바꿨다는 정보를 공개했는데요.

경찰은 이치하시가 나고야의 한 성형 클리닉에서 수술을 받아 얼굴을 바꿨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치하시가 성형수술 이후의 치료를 위해 병원에 오는 때를 기다려 그를 잡으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결국 경찰은 정보를 공개했고, 그러자마자 무려 천여 건의 제보가 쏟아졌을 정도였습니다.

결국 2009년 11월 10일 이치하시 타츠야가 오사카의 남항에서 오사카 경찰에 의해 체포되며 얼굴을 바꾸면서까지 도망치던 파란만장한 도피 생활은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체포 당시에 그는 오사카에서 오키나와로 가는 배를 타고 도망치려 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그의 얼굴을 알아본 선박회사 직원이 신고하여 결국 붙잡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때 한국에까지도 성형수술까지 해가며 도망다닌 그의 소식이 전해졌을 정도였고, 한국에서는 영화 페이스 오프에 비교하면서 화제의 외신으로 삼기도 했습니다.

남은 수사 과제는 왜 린제이 앤 호커를 살해했는지, 어떻게 도피 자금과 성형수술 비용을 마련했는가 등인데요.

일단 알려진 바로는 그는 오사카의 한 건설 회사에 취직해, 2008년 8월부터 2009년 10월 초순까지 1년 2개월간 건설회사 기숙사에서 먹고 자면서 돈을 모았다고 합니다.

이런 사실이 보도되자 신분을 숨기고 취업 및 성형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도주 과정의 상세한 사실도 드러났는데요. 이치하시는 도주하자마자 치바현을 비롯해 오사카, 나고야, 후쿠오카 등을 전전하며 수차례의 성형수술로 얼굴을 바꿨다고 합니다.

일본은 사생활 보호를 명목으로, 환자가 가명으로 수술을 받아도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점을 충분히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다가 자신이 직접 성형수술을 시도하는 엽기적인 행동도 서슴치 않았다고 하는데요.

얼굴을 바꾼 뒤에는 대담하게도 도쿄 이케부쿠로의 유흥업소나 고베, 오사카의 건설회사에서 당당하게 일해 왔다고 합니다.

변호인단이 공개한 이치하시의 진술에 의하면, 이치하시는 랭귀지 스쿨에서 호커를 만났고, 그녀에게 개인 교습을 해달라며 졸랐다고 합니다.

이후 이치하시는 사건 당일 아침에 호커와 카페에서 만나 영어 과외를 받았고 돈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며 영어 과외비를 주겠다는 구실로 집에 데려온 뒤, 방에서 몹쓸 짓을 했다고 하는데요.

이후 욕조에 묶어둔 뒤에 담요로 덮어주고, 주스를 마시거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을 인터넷으로 들으며 시간을 보냈으며, 때때로 묶어둔 것을 잠시 풀어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이치하시가 조는 틈을 타서 호커가 도망치려다가 들켰고, 소리를 크게 내자 얼떨결에 입을 막고 목을 조르다가 그만 죽었다는 것인데요.

사건 당시 이치하시에게는 애인도 있었고 호커와 만나기 전날 집에서 자고 가도 되냐는 애인의 요청에 ‘헬스를 했기 때문에 피곤하다’라고 거절한 후 ‘저녁을 같이 먹는 것은 괜찮다’며 애인을 만나 다음날 새벽까지 드라이브를 하며 데이트했다고 합니다.

피곤하다는 말과는 달리 새벽까지 데이트를 한 것으로 보아 애인이 집에 오는 걸 거절한 것은 피곤해서가 아니라 다음날 호커를 집으로 데리고 오기 위해서였으며 우발적인 범죄였다는 진술과는 달리 사실은 계획적인 범죄가 아닌가 하는 검찰 측의 의견이 있었는데요.

호커의 아버지

이치하시는 결국 2심 이후 검찰과 변호인 쌍방이 상고 기한까지 상고를 하지 않아 무기징역으로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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