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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안의 가장이였던 그가, 세계에서 가장 깊은 동굴의 1,100m 깊이에서 9개월간 갇혀있었던 이유…

조지아의 영토 내에는 자치공화국인 압하지야라는 미승인 국가가 있는데 이곳에는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세계 최대 깊이에 베르브키나 동굴이 존재한다.

베르브키나 동굴은 깊이가 깊이인 만큼, 입구를 찾기 위해서는 실제 산을 타야 하고 그 위치는 무려 해발 2,285m에 위치해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베르브키나 동굴의 깊이는 2,212m이고 수평형이나 대각선으로 형성된 기존 동굴과 달리 이곳은 거의 수직에 가까운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절벽 동굴이다.

깊이가 깊다보니 한 번 왕복을 하는 데에는 무려 8일 가량의 시간이 필요했는데 그마저도 절벽을 타고 내려가야 하다 보니 중간중간 캠프에서 휴식을 취한다.

동굴의 상층부에 속하는 부분은 1968년에 처음 발견되었는데 당시에는 그 부분이 동굴이 끝인 줄 알았으나 2천 년대에 이르기까지 베르브키나 동굴에 대한 탐험 끝에 2,212m의 엄청난 깊이까지 탐색해냈다.

상층부에서 미친 듯이 쏟아져 내려오는 폭포와 입구로부터 점점 멀어지며 좁아지는 구간을 통과하다 보면 폐소 공포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아 이곳은 경력이 많은 탐험가 외에 일반 동굴 탐험가들에게는 추천되지 않는 곳이었지만 이를 간과한 세르게이 코지프는 베르브키나 동굴에 도전하게 된다.

세르게이는 평소 마라톤 등산 등 활발한 스포츠 종류를 즐겼는데 그의 남다른 도전 정신은 그를 이 동굴로 이끌게 된다.

2020년 11월 1일 세르게이는 여느 때와 다를 것 없이 동굴 탐험을 위해 집을 나섰는데 자신의 가족들에게도 특별히 목적지를 알려주지 않았다.

동굴이 위치한 압하지야로부터 멀지 않은 러시아 소치 지역에 살고 있던 그는 직접 운전을 해 압하지야에 도착한 후 동굴 입구를 향해 산을 타기 시작한다.

베르브키나 동굴 초입의 구간들은 굉장히 비좁고 잘 다듬어지지 않은 구간이 많아 위험하였는데 그로부터 1km 남짓 아래로 더 하강하면 작은 강이 나타난다.

또 동그란 미로 형태의 통로 구간은 평균 5m 길이로 걸어서 이동이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허리춤 이상 물에 잠겨 있다보니 쏟아지는 폭포를 동굴이 다 받아내지 못할 때는 바닥으로부터 물이 점점 차오르게 되는데 물이 올라오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 위험한 경우가 많다.

탐험을 시작한 세르게이는 동굴 내에 여섯 개의 캠프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처음으로 짐을 풀고 식사를 한 곳은 380m지점의 캠프에서였다.

이곳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친 후 휴식을 취한 세르게이는 다음 목적지인 600m 캠프에서도 식사와 휴식을 즐기며 약 일주일간의 시간을 보낸다.

베르브키나 동굴은 세계에서 가장 깊은 동굴이었고 경력이 많은 탐험가들도 전문 장비를 철저히 갖추고 오는 곳이었다.

하지만 세르게이는 동굴 내부에 정확한 지도도 한 장 갖추지 않은 채 오로지 작은 지도 한 장과 핸드폰에 캡처해둔 사진에 의존해 탐험 중이었다.

동굴내의 습도는 완전한 폐기 수치였는데 절벽에 로프를 달고, 타고 내려갈 때 상층부에서 떨어지는 엄청난 양의 폭포수와 평균 10도 이하의 낮은 온도로 인해 저체온증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했다.

철저한 준비가 없었던 세르게이는 그럼에도 계속해서 동굴 깊은 공간으로 하강해서 무려 1,100 m에 달하는 깊이에 이르게 되었고 문제는 이곳에서 발생한다.

동굴의 깊은 공간으로 진입할수록 차가운 물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고, 물웅덩이들을 피한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미친 듯이 떨어지는 폭포수와 점점 낮아지는 온도로 인해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잠수복 등 장비는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세르게이는 이곳으로 내려올 때 잠수복을 따로 챙겨오지 않았고 동굴 내에서 너무 오랜 기간을 머물면서 남은 체력이 많이 없었다.

그제서야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한 세르게이는 좀 더 깊은 곳으로의 탐험을 포기하고 다시 이전에 머물렀던 캠프로 복귀한 뒤 휴식을 취하려고 있는 힘을 다해 절벽을 오르기 시작했지만 계속해서 절벽 오르기를 실패하다 점점 힘을 잃어갔다.

잔뜩 젖은 몸을 이끌고 계속된 도전 끝에 세르게이는 완전하게 지쳐버렸고 결국 한쪽 편에 자리를 잡고 앉아 몸을 웅크린 채 잠에 들게 된다.

그로부터 9개월 가량의 시간이 흐른 2021년 8월 4일 한 그룹의 탐험가들이 베르브키나 동굴 입구에 나타난다. 그런데 그들은 입구에 밧줄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는 단 번에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낀다.

동굴로 진입한 탐험가들은 곧장 첫 번째 캠프로 향하였고 그곳에서 누군가 머물다 간 것처럼 가방과 장비들이 널려 있는 것을 확인한다. 이후 문제의 1,100m 지점으로 하강을 시작한 그들은 그곳에서 9개월 전에 웅크린 채 잠에 든 세르게이를 발견한다.

발견 당시 그의 모습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부패한 상태였는데 특히 그의 부패한 신체에는 9개월 전 절벽을 오르기 위해 사용했던 밧줄이 그대로 묶여 있는 상태였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세르게이는 애초에 깊은 동굴 탐험에 적합하지 않은 소소한 장비들만 소지한 채 탐험을 한 것이었고, 주요 장비는 물론 착용한 신발 또한 일반 등산에 사용하는 트래킹화였다.

탐험가들은 당장 그의 장비를 살펴보다 두 대의 휴대폰과 메모를 발견하였고 세르게이가 깊은 동굴 탐험에 대한 계획을 1년여에 걸쳐 미리 계획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문제는 이제 세르게이를 동굴 밖으로 이송을 해야 했는데 시신이 심하게 부패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이송이 불가능했고 결국 세르게이의 신체를 조각내어 이송하기로 한다.

선별된 전문가들에 의해 열조각으로 나뉘어진 세르게이는 4일에 걸쳐 동굴 밖으로 모두 이송되었고 추후 밝혀진 사실로는 베르브키나 동굴을 탐험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미리 신청서를 작성해 등록을 해야 했지만 세르게이는 이 절차를 무시하고 몰래 탐험을 하였고 이로 인해 그가 동굴 안에 있다는 것을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이후 세르게이는 아내와 두 명의 자녀 등 가족들에 의해 무사히 안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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