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하 항공 243편은 관광객과 비즈니스맨 90명을 태우고 호놀룰루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1시 48분경, 항공기가 약 24,000ft에 있었을 때 기장은 무언가 파열되는 소리를 들었다. 그와 동시에 기체가 좌우로 흔들리며 조종하는 감각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부기장은 창밖을 보았는데 웬 금속 물체가 떠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이상함을 느끼고 조종실 뒤 객실 쪽을 본 기장은 천장이 있어야할 부분에 하늘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만다.
오래된 기체의 천장에 금속 피로로 인한 균열이 생겼고, 급격한 감압으로 인해 기체의 1/3이 그대로 통째로 뜯겨 나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기체의 뜯겨져 나간 부분이 뚜껑 포지션이였기 때문에 승무원 1명이 기체 밖으로 이탈한 것 이외에는 피해가 없었다.
아마 다른 부분이었더라면 기체가 부러져서 전원 사망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사고였다.
다행히도 여객기의 조종 계통은 살아있었기에 기장은 가장 가까운 마우이 섬의 카훌루이 공항으로 향한다.
착륙 도중에 앞쪽 랜딩기어가 나오지 않는다고 계기판에 표시되었으나, 관제사들이 육안으로 확인해 본 결과 다행히 모든 랜딩기어는 제대로 나와 있었다.
만일 계기판대로 앞쪽 랜딩기어가 나오지 않았거나, 착륙의 충격을 버티지 못했다면 착륙이 아니라 그대로 땅으로 돌진하는 형태가 되어 날개 쪽에 있는 연료 탱크에 영향이 가 대형 화재가 발생하거나 폭발하여 인명피해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여객기는 조종사들의 필사적인 노력 끝에 무사히 공항 활주로에 착륙했다. 구조대와 소방대원들이 와서 뒤처리를 했지만 당시 마우이 섬측은 이런 유형의 재해에 대한 대책을 전혀 세워 놓지 않았기 때문에 구조 과정에서 약간의 혼선이 빚어졌다.
총 65명의 승객이 경상을 입었고 이중 승객 8명, 승무원 1명은 중상을 입었다. 기체 밖으로 이탈한 승무원 1명을 제외하고 죽은 사람은 없었다.
유일한 사망자인 승무원 클라라벨 랜싱(Clarabelle “C.B.” Lansing)은 37년간 승무원으로 일한 베테랑이었다.
하지만 사고로 인해 음료 서비스 도중 기체 바깥으로 튕겨나갔고 바다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었다.
몇번의 수색 끝에도 끝내 시체는 찾지 못했고, 결국 가묘를 만들어 장례식을 치렀다고 한다.
비행기의 오른쪽 동체 밖에 넓게 퍼진 혈흔이 있었는데, 일부 전문가들은 랜싱의 머리가 부딪히면서 생긴 혈흔으로 추측하지만 어떻게 그 위치에 부딪히게 되었는지는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다고 한다.
사고의 결정적 원인은 정비부족, 그리고 이착륙 횟수가 권고 한계치를 넘어서 금속피로 때문에 생긴 균열이었다.
사고기는 19년동안 하와이 이곳저곳을 비행하며 35,496시간동안 무려 89,680회의 이착륙과 바닷물의 염분으로 기체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균열을 정비하면서 발견했어야 했지만, 발견하지 못한 채 기체는 비행을 계속하였다. 그래서 사고 당일 비행 도중 더 이상 버티지 못하여 감압이 되자 동체 일부가 그대로 뜯겨 나갔다는 사고 조사관들의 잠정적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부족한 정비와 관리 프로그램이 이번 사건의 주요 원인이라는 결론이 나왔으며, 항공사도 이에 대한 내용을 대부분 인정하였다.
보잉사가 사고 이전에 문제점에 대해서 여러 차례 항공사들에게 내용을 전파했으나 그 내용이 너무 복잡하고 일반 기술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거기다 밤에 전깃불에 의존해 육안으로 정비하는 등 환경도 열악했다. 말하자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항공사 정비사가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서 일하다 생긴 참사라는 것.
관련 업계에 종사하던 엔지니어가 제시한 다른 가설도 있는데, 비행기의 안전 장치에 의해 25제곱센티미터 이상은 뜯겨나갈 수 없고, 그 뜯겨나간 철판 사이로 클라라벨 랜싱의 머리가 끼어 더 높은 압력으로 감압이 이루어져 4분의 1에 해당하는 철판이 뜯겨 나갔다는 것이다.
꽤나 그럴 듯한 이론이지만, 위의 이론 모두 아직 명확하게 진상 규명이 된 것은 아니다.
사고이후 FAA는 30,000회 이상의 이착륙을 한 737기들의 점검명령을 내렸고 18개 항공사들의 비행기들에서 균열이 발견되었다. 사고가 났던 알로하 항공에서만 3대의 737에서 균열이 발견되어 2대는 폐기, 1대는 정비 후 헌역으로 복귀했다.
사고 당시 42세의 로버트 숀스트하이머 기장은 공군 제대 후 알로하 항공에 입사해 8,500시간 비행에 737에서만 6,700시간을 비행한 경력의 베테랑 조종사였고, 매들린 탐킨스 부기장 역시 보잉 737에서만 8,000시간의 비행 시간을 경험한 베테랑이었다.
사건 이후 기장과 부기장은 기체의 4분의 1이 날아간 상황에서 기체를 무사히 착륙시켜 사람들을 구한 영웅으로 대접받았다.
이들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폴라리스상을 수여받았고, 기장은 사건 후에도 계속 기장으로 근무하다가 2005년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명예롭게 은퇴했다.
이후 인터뷰에서 승객 중 한 명이 사실 항공기 탑승 전에 동체에 균열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지만 설마 심각한 문제로 번질 거라고 생각하지 못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래서인지 후술하는 영화에서는 극중 한 꼬마아이가 균열을 발견하여 승무원에게 말하면서 이걸 보고 놀라서 기장에게 말하려고 할때, 갑자기 동체가 뜯겨나가고 이를 보던 스튜어디스가 빨려나가는 것으로 각색되었다.
알로하 항공은 이후 2008년 경영난으로 폐업하고 만다. 이 사고 보다는 9.11 테러와 유가 상승의 여파가 타격을 입히고 말았다.
알로하 항공은 파산 보호 절차를 신청하고 새 투자자를 구하는 등 나름 자구책을 얻으려 하였으나, 하와이 내 항공 경쟁과 계속되는 유가상승으로 결국 운행을 중단하고 폐업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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