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감동 주의) 4시간을 달려와 응원한 ‘단 한명의 팬’.. 그가 왈칵 눈물을 쏟은 이유..

후반 92분. 정규 시간 90분이 지나고 추가 시간도 끝날 무렵 고양시민축구단이 페널티킥을 얻어 골망을 흔들었다.

키커로 나선 안명환 선수는 페널티킥을 성공한 뒤 자신들을 응원해주던 관중석으로 뛰어갔고, 관중석에 있는 단 한 명의 팬에게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이 팬은 연실 눈물을 훔치며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관중석에서 혼자 응원하던 팬의 이름은 라대관(30)씨로, 축구를 좋아했던 라씨가 태어나고 자란 경기 고양시에는 축구팀이 없었다.

축구를 좋아했던 그는 월드컵을 직접 보기 위해 경기장에 직접 갈 정도로 축구에 대한 열정이 뛰어났다. 2003년 고양에 연고팀이 결성됐지만 오래가지 못했고, 2008년 고양시민축구단이 창단된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뻐했다.

고양시민축구단과 평창FC가 18일 경기를 치른 강원 평창경기장, 라씨는 고양시민축구단의 유일한 응원단으로 90분간 혼자 응원가를 불렀다.

7연패를 하고 있었던 고양시민축구단, 후반 47분 승부차기에서 2-1로 승리하자, 고양 안명환(21)선수가 라씨에게 달려가 90도로 허리를 굽혔고, 라씨는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

라대관씨는 고양시민축구대표팀 공식 서포터즈인 울트라스 맥파이의 창단 멤버이자 응원단장으로 서포터즈는 그를 포함해 단 2명뿐이다.

라씨는 축구단이 창단한 뒤부터 올해까지 대부분의 경기를 직접 관람했으며, 비가 오거나 지방 원정경기가 있어도 울산과 강원도로 직행했다. 그런데 그는 작년에 축구장으로 가던 중 갑자기 다쳐 응급실로 옮겨지는 바람에 한 경기밖에 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왜 그렇게까지 응원을 하냐?는 질문에 라대관씨는 이렇게 답했다.

고양은 여유로운 1부 리그와 달리 밑에서부터 시작해 성장하는 팀입니다.” 무엇보다 고향에 축구팀이 있는 게 그냥 좋습니다. ‘응원하는 팀’이 없는 사람도 있을텐데 저는 행복한 사람이에요.

선수가 골을 넣고 서포터즈에게 인사하는 모습은 응원 인생 10여년 만에 처음 봤다는 라씨, 2006년 독일 월드컵 프랑스전에서 박지성 선수가 골을 넣었을 때보다 더 감동해서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안명환 선수

선수들 역시 라씨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결승골을 터뜨리며 인사식을 치른 안명환 선수는 “경기가 열릴 때마다 북을 치고 응원해 주는 모습을 봤다”며 언젠가 골을 넣으면 뛰어서 그에게 인사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기든 지든, 유명하던 유명하지않던, 승패에 상관없이 팬분들과 함께하는 모든 선수분들이 잘되시기를 응원합니다.

X

오늘의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