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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경악하고 말았다고”… 비행기 조종사도 없이 2시간을 비행했던 ‘유령 비행기’, 헬리오스 항공 522편 추락사고

일명 ‘유령 비행기’라는 명칭을 얻은 2005년 발생한 키프로스의 항공사 헬리오스 항공 522편 추락 사고가 너무 기묘해 다시금 화제 중이다.

2005년 8월 14일,그리스 공군의 F-16 2대가 Nea Anchialos 기지에서 이륙했다.

두 F-16 전투기는 이륙하자마자 아테네 공항 상공에 있는 목표물을 향해 긴급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만약 목표물에 조금이라도 늦게간다면 수백명이 죽을수도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두 F-16은 빠르게 목표물에 도착했다. 두 F-16기는 목표물에 바짝붙어,목표물의 현재상황을 확인하고 특이사항이 있는지 감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목표물은… 121명이 타고있는 여객기 헬리오스 항공 522편이었다.

헬리오스 항공 522편(기종 B737-31S)는 키프로스 라르니카 국제공항에서 출발해 프라하 하벨 국제공항이 목적지인 항공편으로,기장은 한스-위르겐 메르텐,부기장은 판토스 하랄람부스였다.

라르니카에서 평상시처럼 이륙한 522편은,이륙직후 상승중 이륙준비 경고음이 울렸다.

당황한 조종사들은 공항에 문의해 지금 경고음이 왜 울리는지 물어보았고,헬리오스 항공 운영본부와 상의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조종사들의 목소리가 점점 이상해져갔다. 점차 알아듣기 힘든 웅얼거림이 된 것이었다. 그리고 조종사들은 냉각장치 차단기의 위치를 물어보고는 더이상 교신을 하지 않았다.

그후 헬리오스 항공 522편은 아침 10시 반에 경유지인 아테네 공항에 도착했지만,관제탑의 교신에 불응하고 30분간이나 아테네 주위를 선회했다.

이에 테러위협을 느낀 그리스 당국이 F-16을 파견한 것이었다.

헬리오스 항공 522편에 도달한 F-16기들의 조종사들은 테러여부 파악을 위해 객실창문을 확인했고,소스라치게 놀랐다.

객실에 산소마스크가 내려와있었고, 승객 전원이 실신해있었던 것이다.

소식을 듣고 당황한 관제탑은 급히 조종실도 확인해달라 요구했고 F-16기들은 이번에는 조종실을 확인해봤으나,조종실에서도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객실에서 남자 1명이 일어나 조종실로 들어섰다.

그리고는 밑으로 내려간다는 제스처를 취한후 조종간을 밀어 하강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 522편은 연료를 다 써서 엔진이 꺼져버렸고, 결국 522편은 조종능력을 상실하고 급강하해 아테네 그라마티코 언덕에 추락했다.

생존자는 없었다. 그리스 항공사고조사및 항공안전위원회는 급히 조사단을 꾸려 이 참사의 원인에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다행히 522편의 잔해가 멀쩡한게 많아 조사가 지체되지 않고 빨리 진행될 수 있었다.

그리고 조사단은 잔해를 조사하던중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사고기의 기내 여압조절(내부의 기압을 조절) 스위치가 자동이 아닌 수동에 맞추어져있던 것이다.

조사단은 급히 동일기종을 가지고 사고기와 똑같이 여압조절 스위치를 수동으로 돌려놓은채 (물론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비행을 해보는 실험을 해보았다.

그러자,이륙직후 여압장치 경보가 울렸고 항공기가 상승하자 승객들이 어지러움을 느꼈고,객실에 비상용 산소마스크가 떨어졌다.

기압이 낮아져 산소가 부족해지니 어지러움을 느낀 것이다. 하지만 객실에서 산소마스크가 떨어졌을때 조종실에는 비상용 산소마스크가 떨어지지 않았고,고도를 더 높였음에도 똑같이 산소마스크는 나오지 않았다.

실험종료후, 조사단은 사고의 원인을 파악했다. 바로 기압차이였다. 여압장치가 수동인 상태로 이륙한 522편의 내부는 곧 심각한 저산소상태가 되었다.

이때 객실에는 산소마스크가 내려왔으나 737-300기종 특성상 조종실에는 산소마스크가 내려오지 않았고, 조종사들은 저산소증에 걸려 교신중 횡설수설하는 증세를 보이다가 결국 실신한것이었다.

그후,실신한 조종사들을 태운채로 자동조종장치가 작동중이던 522편은 자동조종상태로 중간기착지인 아테네까지 간후 조종사들의 착륙조작을 기다리며 선회했었던 것이다.

이륙직후 울렸던 경고음은 바로 여압장치 경보음이었다. 하필이면 이륙준비 경고음과 여압장치 경보음이 같아서 조종사들이 여압장치 이상을 파악하지 못한것이었다.

그렇다면 여압 스위치는 왜 수동상태였던 것일까? 조사단은 항공기의 정비기록을 살펴보고는 해답을 찾아내었다.

아침에 기체를 정비하던 정비사가 실수를 한것이었다. 여압테스트를 하던 정비사가 정비후 여압 스위치를 깜빡하고 돌려놓지 않은채로 그냥 가버렸던 것이다. 조사단들은 정비사의 작은 실수가 대형사고를 초래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아직 의문이 하나 남아있었다. 바로 추락직전,조종실의 남자였다.

객실의 산소마스크도 10분가량의 공기밖에 공급이 안되어서 객실의 승객들도 수십분안에는 전부 의식을 잃을수밖에 없었고,추락직전 F-16 조종사들도 522편의 승객들이 전부 기절한것을 확인했었다.

그런데 어떻게 조종실에 들어온 남자는 추락 직전까지 장장 2시간을 버틸수 있었을까?

조사단은 그 남자의 신원을 파악하고는 그 이유를 알게되었다. 조종실에 들어왔던 남자는 바로 522편의 승무원 안드레시 프로드로무,전직 키프로스 특수부대원이자 스쿠버다이빙 마니아였다.

체격이 좋고 저산소상태에 대한 교육을 받은적이있던 그는 저산소상태에도 오래 버틸수있었고,게다가 승무원용 케비넷에 산소탱크가 있어 그를 이용해 2시간을 버틴 것이었다.

그리고 시신검시와 비행기록장치 확인결과, 프로드로무는 F-16기를 보고는 사태를 파악하고 조종실로 들어와 관제탑과 교신을 시도하고 조종사들을 깨우려 했으나 결국 연료부족으로 인해 항공기가 추락하자,항공기를 비상착륙시키려 하다 안타깝게 실패하고 사망한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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